아름다운 글들
엄마
한지흔
2013. 12. 14. 19:53
시골장터 풍경 그림으로 그려지는데 너무 오래된 모습만 그려진다.
옛날에 엄마따라서 간 시골장터... 신하나 사주길 기대하다가 그냥 지나가면 왜그리도 허전했던지...
옷가게 앞도 천천히 걸어보고 쭈빗 쭈빗 엄마 눈치보다가 그냥 지나가면 가슴이 시렸었던...
그 시절 엄마가 신 사러 가는 풍경은 헛간에서 짚 한올 빼와서 내발에 재어보고 그걸 가지고 가서 신을 사왔는데도 곧잘 맞았어....
새삼 그립네....
엄마오나....대청에서 뒷꿈치들고 바라보는 신작로(드나 안드나 거기서 거기였었겠지만 그래도 조금더 빨리보고픈마음에) 는 참 덥다는 기억이....
마산가신 엄마가 돌아오신다는날엔 뒷 동산에 올라가서 영아언니는 운전수 점이 언니는 차장 난 손님(바위가 지프차처럼 생긴것이있었어..이번 시골가서 그 이야기했었어)옥종에서 버스가 오는모습이 5리 떨어진 우리동네에서 구분되는게 뭐였을까?
해질녘의 석양빛을 받은 버스는(그땐 양철처럼 하얗게 빛난 버스) 반짝하고 빛을 발했어.
우리집앞을 통과하면...그게 마지막 버스였는데 우리 세명은 풀 죽은 아이처럼 아무말못하고 누가 먼저 말은 없어도 터덜 터덜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몹시도 무거웠던 기억이 난다...
그런 엄마였었는데...그렇게 좋은 엄마였었는데...이젠 아주 가끔씩만 생각난다...